어떤 하루는 물 한 잔도 제대로 마시지 못한 채 끝나기도 합니다.
의식적으로 챙기려고 하지만, 물은 생각보다 쉽게 잊힙니다.
그러다 보니 우리는 조금 더 맛이 있거나, 몸에 좋다고 알려진 ‘차’를 찾게 됩니다.
“이왕 마시는 거, 건강에도 좋았으면 좋겠다.”
이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일 겁니다.
하지만 여기에서 한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습니다.
차가 물을 대신해도 괜찮을까요?
이 질문에 대해 단정적인 대답은 어렵습니다. 다만,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차는 물과 같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차는 수분을 보충해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수분을 빼앗거나,
몸에 부담을 주는 작용을 할 수도 있습니다.
오늘은 이 주제를 조금 더 현실적으로, 그리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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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마시는 차 한 잔이 주는 영향
우리는 보통 '몸에 좋다'는 말을 듣고 차를 고릅니다.
루이보스는 항산화에 좋다더라, 히비스커스는 피로 해소에 좋다더라.
그런데 이 말은 절반만 맞을 때가 많습니다.
차는 ‘좋은 작용’을 할 수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상황과 체질, 섭취 방식이 맞을 때에 해당됩니다.
누군가에게 편안함을 주는 차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속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있는 것이죠.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루이보스를 물처럼 마시는 분들께
루이보스는 남아프리카에서 자라는 식물로 만든 허브차입니다.
카페인이 없고, 떫은맛도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아이나 임산부에게도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습니다.
항산화 성분이 풍부해서 피부나 면역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일부 연구에서는 루이보스가 호르몬 수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합니다.
물론 확정적인 내용은 아니지만, 유방 관련 질환이나 호르몬 질환이 있는 분이라면
전문가와 상의하신 뒤 드시는 것이 더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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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비스커스를 다이어트용으로 고르셨다면
히비스커스는 특유의 새콤한 맛과 진한 붉은 색 덕분에
다이어트 중이거나 피로 회복이 필요한 분들이 즐겨 찾는 차입니다.
콜레스테롤 수치를 개선하거나, 노폐물 배출을 돕는 효과도 일부 연구에서 언급되고 있습니다.
다만, 히비스커스는 찬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몸이 잘 차거나 위장이 약한 분이 자주 마실 경우 복통이나 설사에 시다릴 수도 있습니다.
또한 저혈압이 있는 분, 임산부, 수유 중인 분도 섭취량을 조절하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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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모마일을 숙면용으로 마신다면
많은 분들이 불면이나 긴장감 완화를 위해 캐모마일차를 선택하십니다.
실제로 캐모마일에는 진정 작용을 돕는 성분이 있으며, 소화 기능을 안정시키는 데에도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캐모마일에도 작은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소량이긴 하지만 혈액 응고를 방해할 수 있는 성분이 있기 때문에,
출혈성 질환이 있거나 수술을 앞두고 있다면 섭취를 피하시는 것이 안전합니다.
곡물차는 정말 부담 없을까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일상적으로 마시는 차는 아마 보리차일 겁니다.
카페인이 거의 없고, 구수한 향 덕분에 물 대신 마시는 분들도 많습니다.
소화에 도움을 주고 장 건강을 지원하는 데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보리와 현미는 모두 ‘찬 곡물’에 속합니다.
몸이 찬 편이거나 소화력이 약한 분이 많이 마실 경우, 배탈이 나거나 속이 더부룩할 수 있습니다.
현미차의 경우에는 식이섬유와 포만감이 체중 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피트산이라는 성분이 철분·아연 같은 미네랄의 흡수를 방해할 수 있어
균형 잡힌 식사와 함께 드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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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할 땐 둥굴레차, 하지만 주의가 필요합니다
둥굴레차는 한방에서 기력 보충에 좋다고 알려져 있으며, 실제로 피로 개선 효과를 느끼는 분도 많습니다.
특유의 달큰한 맛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주기도 합니다.
하지만 둥굴레는 장을 약하게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소화 기능이 약한 분은 섭취량을 조절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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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처럼 마시면 안 되는 차도 있습니다
간혹 “차도 수분이니까, 커피나 녹차를 마셔도 괜찮지 않나?”라고 생각하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커피, 녹차, 홍차, 우롱차는 모두 카페인이 많고 이뇨 작용이 강합니다.
이런 차들을 물 대신 계속 마시면, 오히려 탈수 상태가 악화될 수도 있습니다.
비슷한 이유로, 결명자차나 옥수수수염차도 지속적으로 마시는 데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결명자차는 눈에는 좋지만 찬 기운이 강해 설사를 유발할 수 있고,
옥수수수염차는 이뇨 작용이 너무 강해 전해질 손실과 신장 부담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상황별로 어떤 차가 더 나은 선택일까요?
아래 표에서 자신에게 맞는 차를 한눈에 확인해 보세요.
상황 | 추천 차 | 피해야 할 차 |
---|---|---|
수분 보충 & 일상용 | 루이보스, 보리차, 둥굴레차 | 커피, 홍차 |
다이어트 중 | 히비스커스, 현미차 | 옥수수수염차 과다 섭취 |
숙면이 필요한 날 | 캐모마일차 | 카페인 음료 전부 |
아이가 마실 때 | 보리차, 루이보스 (무첨가) | 결명자차, 커피류 |
피로 회복 | 둥굴레차, 히비스커스 | 없음 (단, 섭취량 조절) |
어떤 차를 마셔야 할까요?
이렇게 정리해 보시면 좋습니다.
- 하루 수분 섭취의 기본은 여전히 ‘물’입니다.
- 차는 보조적인 음료로, 하루 1~2잔 정도가 적당합니다.
- 몸에 부담 없는 차를 고르고, 내 체질에 맞는지를 먼저 살펴보시는 게 좋습니다.
- 마신 후 속이 불편하거나, 피로감이 더 심해진다면 그 차는 나에게 맞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물처럼, 차처럼
차를 마시는 시간은 내 삶의 리듬을 잠시 늦출 수 있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건 '무엇이 좋다더라'보다는 '내게 맞는가'라는 기준입니다.
오늘 이 글이, 나에게 맞는 차를 조금 더 분별력 있게 고를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