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주고 산 게임' 일방적 삭제 막는다… 캘리포니아 '게임 보호법' 하원 통과로 디지털 소유권 새 국면
서비스 종료 시 오프라인 패치 제공 및 환불 의무화 조항 담아… 2027년 도입 앞두고 글로벌 게임 산업 판도 바뀔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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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유인가 이용권인가? 캘리포니아의 결단
현지 시간으로 지난 5월 29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하원 본회의에서 전 세계 게임
산업의 지형을 뒤흔들 기념비적인 법안이 찬성 43표, 반대 16표로 가결되었습니다.
바로 온라인 서비스 종료 후에도 이용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게임 보호법(AB
1921, Protect Our Games Act)'입니다.
이 법안이 발의된 결정적인 배경에는 2024년 유비소프트(Ubisoft)가 레이싱 게임
'더 크루(The Crew)'의 서비스를 종료하며 단행한 극단적인 조치가 있습니다.
유비소프트는 단순한 서버 종료를 넘어
이용자들이 구매한 게임의 라이선스를 강제로 취소하고 라이브러리 내에서 게임
자체를 삭제해 버렸습니다. 내가 산 물건이 내 서재에서 흔적도 없이 증발하는 광경을 목도한
소비자들의 분노는 전 세계적인 '스톱 킬링 게임즈(Stop Killing Games)' 운동으로
번졌습니다.
이제 소비자들은 "게임을 구매한 것인가, 아니면 언제든 회수될 수 있는 시한부 이용권만 산 것인가?"라는 근본적인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 이번 법안은 디지털 소유권의 정의를 다시 세우려는 캘리포니아의 강력한 응답입니다.
법안의 핵심: 게임사가 반드시 이행해야 할 3대 의무
AB 1921이 법제화될 경우, 게임사는 유료 게임의 서비스를 종료할 때 소비자 권익을 위해 다음과 같은 조치를 반드시 이행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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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 고지 의무:
게임사는 서비스 종료 최소 60일 전까지 캘리포니아 거주 이용자에게 서비스 중단 사실을 명확히 공지해야 합니다. -
지속 플레이 수단 제공:
서버 종료 후에도 이용자가 구매한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오프라인 모드 전환 또는 '서버 의존성 제거 패치'를 배포하거나 커뮤니티 서버 지원 등 기술적 수단을 제공해야 합니다. -
환불 의무화:
만약 위와 같은 기술적 사후 조치를 이행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면, 소비자에게 그에 상응하는 적절한 환불을 제공해야 합니다.
적용 범위 및 예외 사항: 2027년, 디지털 소유권의 분기점
이 법안은 산업계의 기술적 현실을 고려하여 적용 시점과 대상을 세밀하게 구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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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용 시기:
법안은 2027년 1월 1일 이후 출시되거나 재판매되는 게임부터 적용됩니다.
이는 게임사들에게 시스템 개편을 위한 충분한 준비 기간을 부여함과 동시에, 2027년이 차세대 게임부터는 소유권의 정의가 완전히 뒤바뀌는 역사적 분기점이 될 것임을 시사합니다. -
대상 범위:
유료로 판매되는 디지털 게임 및 패키지 게임에 한정됩니다.
이용자들의 혼선을 방지하기 위한 적용 제외 대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지속적인 구독료를 지불하는 구독형 게임
- 기본 플레이가 무료인 F2P(Free to Play) 게임
- 별도의 패치 없이도 이미 오프라인 플레이가 가능한 게임
특히 주목할 점은 기존 라이브 게임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이는 구작들의 운영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산업계의 급격한 반발을 완화하기 위한 전략적 절충안으로 분석됩니다.
산업계의 반발과 소비자 단체의 날카로운 대립
법안 통과를 앞두고 게임 업계와 소비자 단체는 '디지털 자산'의 본질을 두고 격렬하게 충돌하고 있습니다.
"디지털 게임은 재산이 아닌 '이용권'입니다.
많은 게임이 시간이 흐르며
변화하는 기술 환경과 음원, 자동차 브랜드 등 라이선스 콘텐츠 계약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AB 1921은 소비자가 게임을 영구 소유한다는 잘못된 전제 아래,
개발사들이 신작 혁신 대신 낡은 시스템 유지와 법적 계약 갱신에 한정된 자원을
낭비하게 만들 것입니다." —
ESA(미국 엔터테인먼트 소프트웨어 협회)의 우려 섞인 입장
이에 대해 '스톱 킬링 게임즈' 측은 업계가 공포 마케팅을 하고 있다며 정면으로 반박합니다.
"우리는 게임사에 서버를 무기한 유지하라는 불가능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핵심은 '판매의 책임'입니다. 유료로 게임을 팔았다면, 사후 조치나 정당한 환불 없이 이용자의 접근권을 일방적으로 박탈하지 말라는 최소한의 상도의를 법으로 정하자는 것입니다." — 스톱 킬링 게임즈 측의 반론
향후 전망: 전 세계 게임 산업의 새로운 표준
하원의 문턱을 넘은 AB 1921은 이제 상원으로 향합니다. 상원 위원회 심의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최소 21표의 찬성이 필요하며, 이후 주지사의 최종
서명이라는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습니다.
입법을 향한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업계와 소비자 모두 상원의 선택을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캘리포니아주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게임 산업의 메카입니다. 이곳의 법적 변화는
단순히 일개 주의 규제에 그치지 않고, 전 세계 게임사들이 준수해야 할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큽니다.
이 법안은 소비자에게는 '내 돈 주고
산 게임'에 대한 정당한 주권을 되찾아주는 이정표가 될 것이며, 게임사에게는
출시부터 종료 이후까지 책임지는 '지속 가능한 서비스 모델'을 고민하게 만드는
거대한 도전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