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실물이전·이동” 해지 없이 계좌 그대로 변경

주거래 은행을 바꾸면서 "퇴직연금도 이참에 싹 옮겨올 수 없나?" 하는 고민, 아마 한 번쯤 해보셨을 겁니다. 대출 금리를 우대해 준다거나 월급 통장을 옮기면 혜택을 준다고 하니 솔깃하잖아요.
그런데 막상 옮기려고 보면 일반 입출금 통장처럼 간단하지가 않아서 당황하게 됩니다.

이게 내 마음대로 그냥 '이체' 버튼 하나 눌러서 되는 게 아니라서 그렇습니다. 내가 가입한 게 어떤 종류인지, 회사는 어디랑 계약했는지, 내가 가진 상품이 뭔지에 따라 "됩니다"와 "안 됩니다"가 갈리거든요.
오늘은 이 복잡한 퇴직연금 이전,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면 되는지 차근차근 이야기해 드릴게요. 이 글을 다 읽으시면 내 상황에서 옮길 수 있는지 없는지 감이 딱 오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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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은 같은 종류끼리만 이동할 수 있습니다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할 대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퇴직연금은 '끼리끼리'만 움직일 수 있다는 점이에요.

퇴직연금은 같은 종류끼리만 이동할 수 있습니다

  • DB(확정급여형)는 DB로만
  • DC(확정기여형)는 DC로만
  • IRP(개인형)는 IRP로만

이렇게 같은 제도 안에서만 이사가 가능합니다. DB형을 IRP로 바로 넘기거나 하는 건 안 된다는 거죠. 그리고 정말 반가운 소식은, 예전에는 옮기려면 가지고 있던 상품을 다 팔아서 현금으로만 옮겨야 했거든요?
그런데 2024년 10월 31일부터는 조건만 맞으면 상품을 해지하지 않고 그대로 들고 가는 ‘실물이전’이 가능해졌습니다.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예금이나, 손실 구간이라 팔기 아까운 펀드를 굳이 깨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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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도할 수 있는지, 회사를 따라야 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주도할 수 있는지, 회사를 따라야 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여기서부터가 진짜 갈림길입니다. "그래서 나는 옮길 수 있나?"를 판단할 때, 내가 가입한 상품이 무엇인지에 따라 주도권이 달라집니다.

가장 자유로운 건 IRP(개인형 퇴직연금)입니다. 이건 이름 그대로 '내 것'이라서 계약 주체가 '나'입니다. 내가 마음에 드는 금융회사를 골라서 언제든 옮길 수 있죠.

반면에 DC(확정기여형)DB(확정급여형)는 좀 다릅니다. 이건 내 퇴직금이지만, 계약의 큰 틀은 '회사'가 쥐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우리 회사가 A은행, B증권사하고만 계약을 맺어뒀다면, 그 안에서만 움직여야 합니다. 갑자기 "전 C은행이 좋으니 거기로 옮길게요"라고 해도 회사가 C은행과 계약이 없으면 불가능한 거죠.
특히 DB형은 회사가 돈을 굴리는 책임이 있어서 개인이 관여할 여지가 더 적습니다.

쉽게 말해 IRP라면 '내 마음대로', DB나 DC라면 '회사 규정이 먼저'라고 생각하시면 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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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을 그대로 옮기는 '실물이전'의 장점과 조건

"상품을 안 팔고 그대로 옮긴다(실물이전)"는 게 왜 좋을까요?

예를 들어 3년 만기 정기예금에 가입했는데, 2년 만에 은행을 옮긴다고 쳐볼게요. 예전 같으면 이걸 깨야 하니까 중도해지 이율이 적용돼서 이자를 거의 못 받았습니다. 펀드라면 하필 장이 안 좋을 때 울며 겨자 먹기로 팔아야 할 수도 있었고요. 실물이전은 이 가구(상품)를 그대로 트럭에 실어서 새집(다른 은행)으로 옮기는 것과 같습니다. 손해를 볼 일이 확 줄어들죠.

'실물이전'의 장점과 조건

하지만 무조건 다 되는 건 아니고, 몇 가지 조건이 있습니다.

  1. 이사 갈 곳에도 똑같은 가구가 있어야 합니다:
    내가 옮겨가려는 금융회사에서도 내가 가진 펀드나 예금 상품을 취급하고 있어야 합니다. 만약 그쪽엔 없는 상품이라면? 어쩔 수 없이 팔아서 현금으로 가져가야 합니다.
  2. 옮길 수 없는 상품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디폴트옵션'으로 지정된 상품이나 일부 보험 형태, 리츠 같은 상품들은 실물이전이 안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제도적인 부분이라 미리 확인이 필요합니다.
  3. 시간은 2~3일 정도:
    보통 2~3영업일이면 끝나는데, 만약 현금화해야 하는 상품이 섞여 있으면 며칠 더 걸릴 수도 있습니다.

2025년 7월부터는 미리 '간보기'가 가능해졌습니다

예전에는 일단 옮길 은행 계좌부터 만들고 신청했다가, "어? 이거 이전 안 되는데요?"라는 말을 듣고 허탕 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정말 번거로웠죠.

2025년 7월부터는 미리 '간보기'가 가능해졌습니다

그런데 2025년 7월 21일부터 '실물이전 사전조회' 기능이 생겼습니다. 이게 정말 편해진 점인데, 지금 거래 중인 금융회사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나 이거 딴 데로 옮기면, 어떤 건 그대로 가고 어떤 건 팔아야 해?"를 미리 조회해 볼 수 있게 된 겁니다.

다만 몇 가지 알아두실 점은 있습니다.

  • 온라인 전용:
    은행 창구 가서 물어보는 게 아니라, 앱이나 홈페이지에서 직접 해야 합니다.
  • 지금 거래하는 곳에서 조회:
    옮겨가고 싶은 곳이 아니라, 현재 돈이 들어있는 금융회사 앱에서 확인해야 합니다.
  • 시간 제한:
    보통 오후 3시 30분 이전에 신청해야 다음 날 결과를 알려줍니다.

이제는 무턱대고 계좌부터 만들지 마시고, 앱 켜서 사전조회부터 해보는 게 순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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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기는 과정은 이렇게 진행됩니다

마음의 결정을 내리셨다면, 절차는 생각보다 간단합니다.

  1. 사전조회:
    앞서 말씀드린 대로 현재 금융사 앱에서 '실물이전 가능 여부'를 먼저 체크합니다.
  2. 계좌 개설:
    옮겨가고 싶은 금융사(수관회사)의 앱으로 퇴직연금 계좌를 만듭니다.
  3. 이전 신청:
    옮겨갈 금융사 앱에서 "저 이쪽으로 퇴직연금 가져올게요" 하고 신청(실물이전 신청)을 넣습니다.
  4. 확인 전화:
    그럼 기존에 거래하던 금융사에서 연락이 올 겁니다. "정말 가시는 거 맞나요? 유의사항 들으셨나요?" 하고 최종 의사를 묻습니다. 이때 "네, 갑니다"라고 확답하면 이제 되돌릴 수 없습니다.
  5. 완료 알림:
    며칠 뒤에 이전이 완료됐다는 문자를 받으면 끝입니다.

옮기기 전 마지막 체크리스트

실행 버튼 누르기 전에 딱 6가지만 점검해 보세요.

  1. 내 계좌 종류 확인:
    IRP면 바로 진행, DB/DC면 회사 담당자에게 먼저 물어보기.
  2. 회사 규약 확인:
    (DC/DB인 경우) 내가 가고 싶은 금융사가 우리 회사랑 계약된 곳인가?
  3. 상품 확인:
    내가 가진 상품이 디폴트옵션이나 보험형처럼 이동 불가 상품은 아닌가?
  4. 취급 여부:
    이사 갈 금융사에도 내가 가진 상품을 팔고 있는가?
  5. 비용 체크: 혹시 팔아야 한다면 중도해지 손해는 없는가?
  6. 연금 수령 여부: 이미 연금을 받고 있는 계좌라면 이전이 안 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 더 팁을 드리자면, "여기가 이율이 더 높겠지?" 하는 감으로 옮기지 마시고,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에 들어가서 각 금융사의 수익률과 수수료를 비교해 보세요.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으니까요.


퇴직연금 이전, 복잡해 보이지만 핵심은 '누가 주인이냐'입니다. IRP는 내가 주인이니 자유롭게, DB/DC는 회사가 주인이니 회사 규칙을 먼저 봐야 합니다.
IRP는 비교적 자유롭게 이동 가능하지만, DC/DB형은 회사 규약과 제휴 금융사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2025년 7월부터 시행된 '실물이전 사전조회'를 통해 현재 이용 중인 금융사 앱에서 옮길 수 있는 상품인지 미리 확인한 후 진행하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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